독서가 쿨앤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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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 보잘 것 없어도 추억이니까Before 22 2019. 6. 3. 15:17
학창 시절엔 산을 그린 크로키를 꽤 오랫동안 들여다본 일이 있는데, 너무 형편 없어서 기겁을 했다. 하지만 서투름 안에는 젊음이 아니면 그릴 수 없는 거친 면이 있었고, 그것은 지금의 나에게는 찾아볼 수 없는 것이기도 하다. 전혀 모르고 있던 부분이 마구 튀어 나와 있었다. 나는 보잘 것 없고 가난했던 청춘을 부끄러워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조금 그리웠나 보다. 말하자면 이런 거다. 나는 글 쓰는 일에는 아마추어니까, 훈련은 받은 적도 아예 없으니까. 이 책은 막 글쓰기를 시작한 때였으니까, 어쩔 수 없으니까. 그래도 지금이라면 잊어버렸을 일들을 썼으니까, 거칠고 서툴게 크로키를 한 것과 같은 일이니까. 그러니까, 그러니까...... 그래서 그 점은 잊기로 했다. 더 중요한 게 있으니까 ... 보잘 것 없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