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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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기연습] 루쉰의 고향Before 22 2019. 5. 24. 16:34
나는 모진 추위를 무릎쓰고 2천여 리나 떨어진, 20여 년이나 떠나 있던 고향으로 돌아왔다. 때는 한겨울인지라 고향이 가까워 옴에 따라 날씨마저 잔뜩 찌푸렸고, 차가운 바람이 선창 안으로 불어닥쳐 윙윙 소리를 내고 있었다. 틈 사이로 밖을 내다보니 어슴푸레한 하늘 아래 스산하고 황폐한 몇 개의 마을이 전혀 활기 없이 여기저기 가로누워 있었다. 나는 맘속으로 쓸쓸하고 처량한 느낌을 참을 수 없었다. 루쉰의 소설 《고향》의 시작 부분이다. 소설로 시작하라는 글쓰기 과제를 하려고 소설을 찾아보았더니 소설가 루쉰이 떠올랐다. 희망에 관한 글귀를 좋아한다. 나는 생각했다. 희망이란 것은 본래 있다고도 할 수 없고, 없다고도 할 수 없다. 그것은 마치 땅 위의 길과 같은 것이다. 사실 땅 위에는 본래 길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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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독] 심원 글쓰기 03 실제와 허구Before 22 2019. 5. 24. 15:24
28p. 진짜든 가짜든 마음을 움직인다면, 그것을 소재로 글을 쓰라. 29p. 진실은 사실에 기초하지만 사실만을 나열한다고 진실이 드러나지는 않는다. 우리는 경험을 해석하여 그 속에 숨은 진실을 드러내야 한다. 무엇을 쓰든 그것은 삶의 진실과 관련되어 있으며, 이런 점에서 글쓰기는 진실을 드러내는(혹은 은폐하는) 한 방식이다. 쓰기연습 소설, 만화, 영화, 드라마 중에서 인상 깊었던 사건으로 시작하는 글을 쓰라. 블로그 글로 생계를 유지하려는 에세이스트 쿨앤피스입니다. 명리학(사주), 수비학(타로) 글을 씁니다. 후원 : 카카오뱅크 3333-09-2087425 후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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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독] 심원 글쓰기 01 이런 일이 있었다.Before 22 2019. 5. 21. 16:02
17p. 1장 첫 문장을 만드는 주문 '이런 일이 있었다' : 사건과 경험 글쓰기는 '현실을 베어 무는' 것으로 시작한다. ...... 영감 어린 첫 문장이 끝까지 살아남을 수도 있지만, 글을 쓰다 보면 첫 문장은 계속 바뀐다. 19p. "이런 일이 있었다"라는 문장은 경험과 기억을 소환하는 짧은 주문이며, 무엇을 베어 물지를 결정하는 주문이다. 20p. 가만히 살펴보니 냉이꽃이 피어 있네 울타리 밑에! 일본의 하이쿠 작가, 바쇼의 글이다. 그는 평소에 보이지 않던 꽃을 우연히 발견한 일을 기록했다. ... 그의 성찰은 평범한 현실을 베어 물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21p. 쓰기 연습 글쓰기 소재는 경험에서 나온다. "이런 일이 있었다"로 시작하는 글을 쓰라. Life Stylist 라이프 스타일리스트 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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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앗 문장 수집] 김영하 - 여행의 이유 01 우리의 정체성은...Before 22 2019. 4. 26. 18:01
"자기가 누구인지를 자기만 아는 상태가 지속되면 키클롭스의 섬으로 쳐들어가는 오디세우스와 비슷한 심리 상태가 될 수 있다. 우리의 정체성은 스스로 확인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타인의 인정을 통해 비로소 안정적으로 유지된다." # 《여행의 이유》를 읽으니, 오디세우스 이야기를 다시 읽고 싶어졌다. 좋은 책을 읽으면, 다른 좋은 책도 함께 읽고 싶어진다. 그냥 영웅 오디세우스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호메로스가 이야기를 구성하는 순서, 오디세우스와 키클롭스 대화를 배열하는 방식, 그 과정을 김영하 작가가 분석하는 방식에서 놀라고, 노바디와 썸바디, 여행자와 정주인, 떠나는 자와 머무르려는 자의 대립구조로 읽다보니 새롭다. 하늘 아래 새로운 내용은 없지만 그 내용을 전개하는 방식은 새로운 일이 가능하다. 세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