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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쓰기연습] 루쉰의 고향
    Before 24 2019. 5. 24.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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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모진 추위를 무릎쓰고 2천여 리나 떨어진, 20여 년이나 떠나 있던 고향으로 돌아왔다.
     
      때는 한겨울인지라 고향이 가까워 옴에 따라 날씨마저 잔뜩 찌푸렸고, 차가운 바람이 선창 안으로 불어닥쳐 윙윙 소리를 내고 있었다. 틈 사이로 밖을 내다보니 어슴푸레한 하늘 아래 스산하고 황폐한 몇 개의 마을이 전혀 활기 없이 여기저기 가로누워 있었다. 나는 맘속으로 쓸쓸하고 처량한 느낌을 참을 수 없었다.

     루쉰의 소설 《고향》의 시작 부분이다. 소설로 시작하라는 글쓰기 과제를 하려고 소설을 찾아보았더니 소설가 루쉰이 떠올랐다. 희망에 관한 글귀를 좋아한다.

      나는 생각했다. 희망이란 것은 본래 있다고도 할 수 없고, 없다고도 할 수 없다. 그것은 마치 땅 위의 길과 같은 것이다. 사실 땅 위에는 본래 길이 없었다. 걸어가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곧 길이 된 것이다.

      예전엔 글귀가 좋았는데, 다시 읽으니 20 여년만에 고향에 돌아와서 어렸을 때 호형호제하던 신분이 낮았던 룬투가 나이가 들어버린 모습을 발견했다. 나으리라 부르는 모습, 너무나 고생이 심했던 모습에서 그는 충격을 받는다.

      양반과 상놈이 겸상을 하지 않던 시대에서 누구나 한 표를 가지던 시대는 어떻게 변했을까. 갑오개혁을 했어도 변하지 않던 사람들의 심리는 6.25 전쟁이 끝나고 모두가 최소한의 식량을 배급받던 시기에 비로소 서얼이 철폐되었다. 그 좋다던 양반들도 아무것도 없고 다 비참한 바닥익 나라는 상황이 평등이라는 생각을 모두에게 주었다.

     서양은 투표권도 자격있는 사람만 주었다. 오래된 그리스 전통이라고 했다. 스스로 군대에 나가, 장비와 무기를 스스로 구매할 수 있는 자만이 자신의 책임을 다했기에 사화에 발언권이 있다고 했다. 그래서 여성은 오랜 시간 투표권을 얻기 위해 투쟁하고 노력해야 했다.
     
      한국은 투표권은 모두가 동일하다. 국회위원도 직선제로 뽑는다. 대통령는 간선제가 많이 시도되었지만 아직까지는 국민투표와 1인 1표가 유지 중이다. 언제든 이해관계에 의해 바뀔 수 있지만 아직은 아니다.

      대신 남아있는 건 교육의 차등에 의한 자연스런 차별,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무시하는 공채와 기간제의 차이이다. 한국적 관료 시스템과 합격받은 자와 아닌 자의 차이가, 능력주의와 결합되어 견고하다. 똑같은 조건에 준비할 수 없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에게는 시작부터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 이건 경제수준을 갖게 한다고 해도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이다.
     
      범죄자와 낙인, 인권과 범죄의 악용의 갈등은 여전하다. 죄인은 언제 속죄받을수 있나는 생각과 너무나 악인들이 제대로 처벌받지 않는 현실이 충돌한다. 연좌제처럼 창비를 주고 배제를 하는 문화는 SNS와 결부되어 다양한 따돌림과 배제의 정치를 낳는다.
     
       실제적으로 삶의 질이 나아지는 시대는 언제 올까. 죽기 전에 올까 생각하면 아득하다. 루쉰이 룬투를 보듯, 새로운 시대가 올지 막막하다. 그래도 세상은 조금씩 희망을 가진 사람들에 의해 뒷걸음질 치는 만큼 잔 보 더 앞으로 나아간다. 쭉 일직선으로 걷는 것이 아니라 용슈철이 다시 튕겨져나가듯 나서지만 그래도 더 좋아지고 있다고 믿는다.
     


    LIFE STYLIST COOLNPEACE
    라이프 스타일리스트 쿨앤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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