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에 박소란그러니까 나는 다음이라는 말과 연애하였지 다음에, 라고 당신이 말할 때 바로 그 다음이 나를 먹이고 달랬지 택시를 타고 가다 잠시 만난 세상의 저녁길가 백반집에선 청국장 끓는 냄새가 감노랗게 번져나와 찬 목구멍을 적시고 다음에는 우리 저 집에 들어 함께 밥을 먹자고 함께 밥을 먹고 엉금엉금 푸성귀 돋아나는 들길을 걸어보자고 다음에는 꼭 당신이 말할 때 갓 지은 밥에 청국장 듬쑥한 한술 무연히 다가와 낮고 낮은 밥상을 차렸지 문 앞에 엉거주춤 선 나를 끌어다 앉혔지 당신은 택시를 타고 어디론가 바삐 멀어지는데 나는 그 자리 그대로 앉아 밥을 뜨고 국을 푸느라 길을 헤메곤 하였지 그럴 때마다 늘 다음이 와서 나를 데리고 갔지 당신보다 먼저..
은유 작가의 >을 읽고 있다. 는 산문에 작가의 경험과 시가 소개된다. 난 정말 좋은 엄마 되려고 이렇게 눈물겨운 노력 중이지만, 어제는 기말고사 종료 하루 앞두고 아들이랑 싸웠다. ...... 기말고사 마지막날 오후 9시 아들이 졸고 있기에 살짝 깨웠는데, 5분 뒤에 아들은 공부 다했다고 엄마와 잤다, 안잤다 진실게임을 벌였다. 우기는 아들이 기가 막혀 소리를 질렀는데, 아들이 문을 '쾅' 닫고 들어갔다. "너 공부한다고 유세야? 엄마가 그동안 인권보호 차원에서 봐줬는데 도저히 못 참겠다. 학생이 시험 때 공부하는 게 당연하지. 너만 힘드니? 이 세상에 태어난 사람은 다 힘들어. 덩치가 커지면 참을성도 커져야지. 힘든 것도 견디고 졸려도 참고 그러면서 성장하는 거야. 알량한 지식 몇 개 더 배우는..
오늘 읽을 안현미 시인의 시에선 다음의 구절이 마음에 와 닿았다. ------------------------------------- 나는 돌아왔다 돌아와 한동안 무참함을 앓았다 새로운 인생이 막 시작되려는 중이었는데 내겐 거울도 지도도 없었고 그저 눈물뿐이었다 나는 나를 꺼내놓고 나를 벗고 싶었으나 끝내, 나는 나를 벗을 수 없었고 새로운 인생의 막 시작되려는 중이었는데 나는 감히 요절을 생각했으니 죄업은 무거웠으나 경기장 밖 미루나무는 무심으로 푸르렀고 그 무심함을 향해 새떼가 로켓처럼 솟아올랐다 ------------------------------------- 오늘의 단상 끊어 있는 호흡 없이, 쭉 읽다보면 화자의 마음이 느껴진다 https://www.coolnpeace.com -Cha..
오늘 읽을 김소월 시인의 시에선 다음의 구절이 마음에 와 닿았다. ------------------------------------- 기쁨을 따라갔네 작은 오두막이였네 슬픔과 둘이 살고 있었네 ------------------------------------- 전문은 아래에 있다. 천천히 낭송하다 보면, 마음이 스산해진다. https://www.coolnpeace.com -Chatgpt에게 소설로 자기소개문을 쓰라고 하니 아래 문단으로 시작한다. 시작 어둑한 방 안, 책상 위에 놓인 낡은 명리학 책 한 권. 나는 오래전부터 운명이라는 단어에 사로잡혀 있었다. 사람들은coolnpeace.com 페이팔 후원 @coolnpeace (클릭)Donate with PayPal (CLICK..
오늘 읽을 한용운 시인의 시에선 다음의 구절이 마음에 와 닿았다. ------------------------------------- 님이여 당신은 나를 당신 계신 때처럼 잘 있는 줄로 아십니까그러면 당신은 나를 아신다고 할 수가 없습니다 ....... 나는 당신이 가신 뒤에 이 세상에서 얻기 어려운 쾌락이 있습니다그것은 다른 것이 아니라 이따금 실컷 우는 것입니다 ------------------------------------- 전문은 아래에 있다. 오늘의 단상쾌락이라는 키워드를 검색해서 한용운 시인의 시를 골랐다. 님과의 만남의 즐거움이 아니라 상실의 그리움이 시에 배어있다. 가물고 더운 여름에...시의 구절처럼 점점 날씨가 더워진다.불타는 금요일,시원한 바람이 더 불어오길 기대한다. ..
오늘 읽을 김소월 시인의 시에선 다음의 구절이 마음에 와 닿았다. ------------------------------------- 그립다 말을 할까 하니 그리워 그냥 갈까 그래도 다시 더 한번 ------------------------------------- 단상 조선일보 기사, 남자 9명 중 한 명은 결혼 못 해에 관한 기사를 보고 유품관리인을 떠올렸다. 일본에서 먼저 시작한 무연사, 고독사와 관련된 내용을 유품관리인이 에세이로 쓴 책이 국내에 출간되었다. 2013년에는 《혼자 산다는 것》이라는 노명우 사회학자의 책도 출간됐다. 외로움이란 단어를 가지고 시를 찾다가, 쓸쓸함 외로움이란 키워드가 태그된 시를 골랐고, 김소월 시인의 시가 마음에 닿았다. 천천히 소리내어 입술 밖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