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줄 긋기]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 TEXT / 생각 모으기 IDEA BANK
- 2017. 2. 11.


지난 삶을 돌아보는 사람의 마음속엔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은 욕구 뿐만 아니라 풀지 못한 삶의 비밀까지 알아내고픈 욕구도 숨어 있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나에게 일어났을까'라는 물음에 스스로 답을 찾고 싶어한다.
-21p
나의 목적은 무엇보다 그때의 진실을 얻어내는 것이다. 그날들의 진실. 감정의 속임수가 없는 진실. 한 사람의 입에서 나왔을지라도 전쟁이 끝난 직후의 이야기와 수십 년이 흐른 뒤의 이야기는 같을 수가 없다. 사람은 살면서 자신의 삶을 기억 속에 차곡차곡 쌓기 때문이다. 사람은 자신의 모든 것을 기억 속에 담는다. 어떻게 살았는지, 무엇을 읽고 보았는지, 누구를 만났는지 기억속에 모두 저장되어 있다. 그리고 결국 그 사람은 행복하거나 불행하다.
-24p
나는 예전에, 고통은 사람을 자유롭게 한다고, 고통을 견뎌낸 사람이야말로 자기 삶의 온전한 주인일 거라고 생각했다. 고통의 기억이 자신을 보호한다고. 그런데 이제 언제나 그런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런 앎, 평범한 보통의 삶에는 있기 힘든 이런 특별한 앎은 손댈 수 없도록 따로 보관해놓은 비축물이나 겹겹이 층을 이룬 광석 틈의 희미한 금가루처럼 별도의 공간에 존재한다.
-170p
사람은 자기 자신과 대면할 때, 그리고 과거에 자신에게 일어난 사건 앞에 섰을 때 놀라고 당황한다. 과거는 사라졌다. 과거는 뜨거운 소용돌이를 일으키며 눈을 멀게 하고는 자취를 감춰버렸지만, 사람은 남았다. 평범한 보통의 삶 한 가운데 사람만 남은 것이다. 자신의 기억 외에는 주위의 모든 것이 평범하다.
-255p
조국이 우리를 어떻게 맞아줬을 것 같아? 통곡하지 않고는 이 이야기를 할 수가 없어…… 40년이 흘렀는데도 여전히 뺨이 화끈거려. 남자들은 나 몰라라 입을 다물었고, 여자들은…… 여자들은 우리에게 소리소리 질렀어. ‘너희들이 거기서 무슨 짓을 했는지 다 알아! 젊은 몸뚱이로 살살 꼬리나 치고…… 우리 남편들한테 말이지. 이 더러운 전선의…… 군대의 암캐들아……‘ 우리는 정말 온갖 말로 모욕을 당했어…… 알다시피 러시아어 어휘가 좀 많아야지.
-429p
책이 두껍지만, 다시 읽을 가치가 충분하다. 밝고 즐거운 세상이 존재하다. 오래 보고 싶다. 피하고 싶지만 봐야하는 어둡고 살펴봐야할 세상도 있다. 전쟁을 바꿀 순 없지만, 전쟁을 일으키지 않을 정치가를 선택할 수 있다. 귀찮음과 게으름, 뉴스의 피로도를 이겨내며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외면하면 결국 약자들이 가장 먼저 피해를 입고 오래 고통받는다.

-
Chatgpt에게 소설로 자기소개문을 쓰라고 하니 아래 문단으로 시작한다. 시작 어둑한 방 안, 책상 위에 놓인 낡은 명리학 책 한 권. 나는 오래전부터 운명이라는 단어에 사로잡혀 있었다. 사람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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