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 완패다. 타선은 침묵했고 불펜은 무너졌다. 그런 경기에서 방망이 없이 존재를 증명한 선수가 있었다.
호수비 2개가 기억에 남았다. 박민이었다.
1회말이었다. 만루 위기. 오지환의 타구가 2루 방향으로 강하게 뻗었다. 박민이 몸을 오른쪽으로 던졌다. 글러브가 땅에 닿을 듯 낮게 뻗었고, 공이 거기 있었다. 쓰러지며 잡았다. 만루에서 나온 수비였다. 해설위원이 "와, 수비 잘하네요"라고 했다. 경기 흐름이 그 한 번으로 바뀌지는 않았다. 하지만 더그아웃 분위기는 달랐을 것이다. 3회말에도 박민이었다. 문성주의 타구를 이번엔 슬라이딩으로 잡았다. 넘어진 채 송구까지 했다. 몸이 먼저 반응하는 수비였다. 계산이 아니라 본능이었다.
타율은 0이었다. 숫자로만 보면 이 경기에서 박민은 없는 거나 마찬가지다. 그런데 기억에 남는 건 박민이다. 야구를 오래 보다 보면 알게 된다. 팬을 붙잡는 건 항상 홈런만이 아니라는 것을. 완패한 날, 끝까지 몸을 던진 선수 한 명이 다음 경기도 보게 만든다. 방망이는 열릴 날이 온다. 수비는 오늘도 이미 켜져 있었다.
어제 한 명은 타자를 내린다고 말했다. 정현창, 박민, 박재현 중 누가 내려갈까 했는데, 불펜 투수 김시훈과 외야수 이창진을 내렸다. 베테랑을 내린 건 언제든 빨리 올릴거라고 믿기 때문일까. 아니면 어린 선수에게 더 기회를 주고 싶었던 걸까. 박민은 수비로 자리를 지켰고, 정현창과 김규성, 박재현은 기회 없이 언제든 내려갈 위기이다. 이번 주가 지나면 정규 라인업의 윤곽이 뚜렸하게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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