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회였다. 1사 만루. 키움 선발 하영민은 이미 폭투를 한 번 던진 뒤였다.
김도영이 쳤다. 좌월 만루홈런. 시즌 4호.
0-0이 4-0이 됐다. 그걸로 경기가 끝났다.
전광판에 불이 켜졌다. 54번 양현종이 마운드에서 그 장면을 등 뒤로 봤다. 홈런 세리머니가 구장을 채우는 동안, 양현종은 다음 이닝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게 오늘 경기의 그림이었다.
양현종은 오늘 6이닝 3피안타 2볼넷 4탈삼진 2실점. 시즌 첫 승이었다. 흔들리지 않았다. 시범경기부터 제구가 걱정이었고, 개막 후에도 물음표가 붙어있었다. 오늘은 달랐다. 6이닝을 버텼고, 타선이 받쳐줬다.
김도영의 만루홈런이 경기를 끝냈다면, 양현종의 6이닝이 경기를 만들었다. 이 두 장면이 맞물린 날이었다. 에이스가 버티고 중심타자가 터지면 이런 경기가 된다. KIA가 가장 건강할 때의 공식이다.
7승 7패. 5할이 됐다. 아직 꼴찌에서 올라오는 중이지만, 오늘 같은 경기가 쌓이면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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