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17 Sub 기록: 비공개에서 공개로

 

글쓰기 규칙(비공개 ↔ 공개)

  티스토리 글쓰기를 하면서 하나의 규칙을 외쳤다. "비공개 글을 하나 쓰면 반드시 공개 글도 하나 쓰자." 비밀스러운 글은 나만의 서랍 속에 고이 보관되고, 공개되는 글은 창문을 열고 바람을 맞는 듯한 해방감을 준다. 두 공간이 해와 달의 시간처럼 균형을 이루면 좋겠지만, 한 쪽으로 치우친 채 글을 써왔다.

기존 방식(수정과 완벽주의)과 그 한계 

  비공개 글이 점점 쌓여만 갔고, 공개 글은 그만큼 줄어들었다. 나는 글을 쓰면 반드시 다시 읽고 고치며 만족하지 못했다. 하지만 매번 글을 다듬는 과정은 시간만 잡아먹을 뿐, 비공개에서 공개로 벗어날 수 없었다. 부끄러움이 한 발 나아가는 일에 발목을 잡았다.글쓰기 방식을 바꾸기로 했다. sub에는 작은 기록과 단상을 빠르게 담고, 시간이 지나 의미가 깊어지면 master 글로 발전시키는 구조다. 글을 나누니 글쓰기가 훨씬 가벼워졌다. 하지만 동시에 과거에 쌓아둔 글들을 어떻게 정리할지 고민된다.

전환점: AI 시대의 글쓰기 고민 

  AI가 만든 글들이 난무하는 시대에 이렇게 글을 쓰는 일은 무모해 보인다. 누구나 몇 초 만에 긴 글을 만들어낼 수 있는데, 굳이 시간을 들여 나만의 문장을 쓰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지만, 낭중지추처럼 좋은 글은 결국 알아보는 사람이 생긴다. 사람들이 알아보지 못했다면 내 글이 많이 부족한 탓이다. 무엇보다 완벽함은 결국 환상일 뿐이고, 중요한 것은 글은 고칠수록 좋아진다. 그리고 마감은 모든 글을 탄생시키는 마지막 무기이다. 

  비공개 글은 마치 타임캡슐 같다. 부끄럽지만 솔직한 내가 거기에 있다. 치열하게 고민했든, 번아웃이 되었든 내 모습이 드러난다. 요즘은 핸드폰으로 다양하게 자신을 기록할 수 있다. 자신을 탐색하기에 좋은 시스템이라서 빅브라더처럼 사회시스템에서 개인을 쉽게 통제할 수 있다. 하지만 글 쓰는 일은 나를 돌아보며, 과거를 이해하고, 현재늘 모색하며 미래를 만들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그리고  공개 글은 더 넓은 시간의 강에 흘려보내는 것과 같다. 누군가 검색을 통해 우연히 마주할 수도 있고, 오래 후에 다시 발견되어 다른 이와의 대화로 이어질 수도 있다. 글은 내 삶의 궤적을 남기고, 다른 누군가에게 내 의도와 상관없이 영향을 준다.

새로운 다짐: 꾸준함, 문을 여는 용기 

 공개와 비공개를 고민할 때, 드라마 미지의 서울에서 주인공 미지가 문을 열던 장면이 떠올랐다. 별거 아닌 문 하나를 여는 일이 어떤 사람에게는 평생 풀지 못할 숙제가 되기도 하고, 또 누군가에게는 전혀 새로운 차원을 여는 관문이 되기도 한다. 글쓰기도 그렇다. 비공개라는 방 안에서만 맴돌던 내가, 단지 한 번의 결심으로 문을 열면 새로운 세계로 나아갈 수 있다. 공개라는 행위는 거창하지 않다. 하지만 그 문턱을 넘어서는 순간, 나는 한 단계 더 성장하고, 내 글쓰기도 또 다른 장으로 접어들게 된다. 결국 중요한 것은 문을 두드리는 용기, 그리고 멈추지 않고 나아가는 지속성이다.

꾸준함은 나를 바꾸고 내 주변을 바꾸고 세상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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